Chp.01
카우보이 모자를 쓴 여인과 황량해보이는 풍경, 트렁크 문에 달린 랜턴 하나.
얼마 전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에 빛나는 영화 [노매드랜드]가 떠오릅니다.
길 위에서의 삶은 거칠고 비참하기도 하지만, 이전과 다른 세상을
만나는 환희를 담고 있었습니다.
매일 똑같아 보이는 일상 속에서도 우리는 작은 변화와 마주칩니다.
일상의 모든 것이 작은 여행이라고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새로운 이야기, 새로운 사람들, 새로운 장소, 눈에 띄지 않다가 갑자기 발견된 가게들,
우연히 찾아낸 맛집, 발길을 멈추게 한 쇼윈도의 옷들, 누군가가 알려 준 신기한 물건들..
지루하던 일상이, 약간은 즐거워지는 순간일 겁니다.
아주 편리하지는 않은, 태양광 충전 랜턴을 사용하는 것도
새로운 일상에 변화를 가져올지도 모릅니다.
아주 오랫동안 켤 수는 없어도, 또 아주 밝지도 않지만, 이미 사라진 그날의 햇빛으로 밝히는 밤,
이미 지구 저편으로 사라진 그날의 햇빛으로 밝히는 밤,
충분히 재미있고 새로운 순간이 될 겁니다.
더 좋은 건 사랑하는 이들과 루시를 들고 밤산책을 나가거나
낯선 곳으로 여행을 떠나는 것이겠죠.
언제 어디서나 새롭게,
루시와 함께.